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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양계농가는 산란일자 표시를 반대할까요?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4-03-25 15:48
조회
19

지난 10월 25일, 대한양계협회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계란 산란일자 표기 철회 요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는 정부의 ‘계란 산란일자 표기 법제화’ 추진에 전국 양계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일어선 것이다. 식약처는 계란 난각에 산란일자, 생산농장 고유번호, 사육환경번호 등을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소비자 불안 해소와 양계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번 산란일자 표시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 식약처의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개정 예고


식약처는 지난 9월 ‘축산물 위생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을 예고하고 축산물 표시 기준을 바꿔 계란 난각(껍데기) 표시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난각에 산란일자, 생산자 고유번호, 사육환경 번호를 표기해야 출하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시도별부호와 농장명을 기재했으나 산란일자, 생산농장의 고유번호, 사육환경번호를 표시해 소비자가 계란을 구입할 때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생산 농장의 업체명과 소재지는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사이트와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 공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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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란 껍데기 코드 표시 전후(이미지=식약처) 


농장에서 임의로 코드를 위조 또는 변조하면 제품을 즉시 폐기하고 영업 폐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산란일과 고유번호가 계란 껍데기에 표시되지 않으면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과 해당 제품 폐기 처분을 하기로 했다. 이는 현행 조치보다 더욱 강화된 조치로 난각 표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계란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보완하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 생산기반 현실 감안하지 않은 산란일자 표기는 철회돼야


양계 농가는 산란일자 표기 방침이 “식품안전과 전혀 관련이 없고 혼란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식약처는 생산 기반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산란일자 표기 법제화’를 내세우며 소비자와 계란 생산자 모두에 문제를 야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계란 난각에 산란일자 표기가 불가능한 이유로 △정확한 산란일자 확인 불가 △냉장유통 시스템 미설치 및 설치 불가 △계란은 숨을 쉬고 있어 일정한 온도에 두면 신선하게 먹을 수 있으므로 현재와 같이 포장일부터 유통기한을 설정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유통기한이 지난 계란은 먹을 수 없다는 오해하는 등 소비자 혼란 초래 △산란일자 표기 의무화 국가 전무 등을 들었다. 


산란계 농가의 규모가 확대돼 이들 농가에서 생산된 수백만 개의 계란 전량이 동일한 시간대에 산란일자를 표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산란일자가 표기돼 유통될 경우 고병원성 AI 등 특수한 상황이 발생해 제때 판매하지 못한 계란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외면이 불 보듯 뻔하고 그만큼 농가들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유럽 등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 산란일자 표시규정 자체가 없고 생산농가에 관한 중요 정보만 표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도 “세계적으로 산란일자 표기를 의무화하는 국가는 없다”면서 “계란 생산 농장들은 소비량 대비 약 120% 수준을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산란일자 표기로 인한 재고량 발생 시 잔여 물량에 대한 처리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계란 안전위생 수준 향상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방안’토론회에서 ㈜계성의 권익섭 전무는 “계란을 산란 직후 냉장 보관을 하게 되면 10~20일 지난 계란이나 산란 직후 계란이나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다”며, “소비자에게 신선한 계란이 판매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산란일자 표기보다 상온유통을 금지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냉장유통의 필요성을 오래 전부터 제기하고 있지만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 우선적으로 계란유통 시스템을 개선해야


양계농가들은 식약처가 우선적으로 계란의 위생과 안전을 높이고 각종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는 계란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란유통센터를 통한 유통일원화, 유통센터 내 검사시설 완비, 검사 항목 및 기준 설정 등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결국 산란일자 표기도 소비자에게 신선한 계란을 판매하기 위한 것이므로, 더욱 계란을 냉장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올해 초 AI와 계란 파동으로 양계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큰 시름에 잠겨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계란산업의 선진화라는 큰 그림을 위해 정부와 농가, 소비자가 충분히 토론하며 우선적인 과제를 정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치밀함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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